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엄마의 문화생활 - <밝은 밤> 최은영 장편소설

by 재주연필 2023. 2. 3.
728x90
반응형
 
밝은 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문화계 프로가 뽑은 차세대 주목할 작가’(동아일보) ‘2016, 2018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교보문고 주관) ‘독자들이 뽑은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예스24) 등 차세대 한국소설을 이끌 작가를 논할 때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선명히 떠오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최은영 작가는 2019년, 예정돼 있던 소설 작업을 중단한 채 한차례 숨을 고르며 멈춰 선다. 의욕적으로 소설 작업에 매진하던 작가가 가져야 했던 그 공백은 “다시 쓰는 사람의 세계로 초대받”(‘작가의 말’에서)기까지 보낸 시간이자 소설 속 인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밝은 밤』은 그런 작가가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로,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엄마나 할머니,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던바,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저자
최은영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1.07.27


엄마가 된 이후로는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없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으니
이상하게 영화든 책이든 한창 인기 있을 땐
막상 접할 수가 없고,
기회가 될 때 우연히 보게 되는 편입니다.

이 책도 그렇게 우연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전자책 대여순위 늘 상위권에 있고
예약도 잘 되지 않아 신청해 놓은지도 몰랐는데
월말이라 대기순번이 한참 밀린 은행에서
자동 대여 알림이 와서 읽게 되었네요. 

책에 대해서 정말 아무런 정보 1도 없이 "밝은 밤"이라는 제목에 끌려 펼쳐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지연)이 이혼 후 할머니가 사셨던 희령으로 내려가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단순히 주인공의 이야기만이 아닌,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의 삶까지 아우르는 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들이 겪었을 

시대의 아픔과 가부장적 삶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잘 풀어내서

그냥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었어요.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하기엔,

전쟁과 상흔으로 얼룩진 모진 세월을 엄마의 강함으로 겪어냈다고만 쓰기엔

뭔가 간질거리는 느낌이에요,

 

이보단 묵직하고 강인한 우정과 연대의 관계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나와는 관계없는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나의 아픔을 마주하고 나아갈 힘을 얻어간다고 볼 수 있겠다. 는 게

저의 줄거리 감상평이에요.

 

근데, 가벼울 것만 같은 제목에 가볍게 읽으려던 원래 마음과는 달리

그냥 중간에  이상하게 같이 많이 울면서 봤습니다.

때론, 구구절절 감정 모두를 펼쳐놓지 않아도, 감정 모두를 꾹꾹 눌러 담지 않고도

절제하고 담백한 게 더 큰 울림으로 올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정형화된 할머니상이 아닌, 쿨내 나고 멋진 할머니의 모습인 것처럼 보여

신기하기도, 짠내 나기도, 슬프기도 했답니다. 

 

책 후반부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
두드러지지 않은 삶,
눈에 띄지 않는 삶,
그래서 어떤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고,
평가나 단죄를 받지 않고 따돌림을 당하지 않아도 되는 삶.

 

주인공이 '평범'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리한 생각이에요.

우리는 그토록 평범한 삶을 지겨워하면서도, 바라면서도 사는데

이 '평범'의 정의는 왜 이렇게 슬펐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냥 오로지 개인의 행복만을 위해 살아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평범이었어요.

 

 

책을 덮으며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이 구절이 참 와닿았습니다.

 

<밝은 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무사히 도착하기를,
자신만의 생명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잠시나마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번 주말,

가볍지 않게- 무겁지 않게

최은영 작가님의 <밝은 밤> 한번 들춰보시는 건 어떠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