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아름다워지는 가을
자꾸 나이 얘기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나 봅니다.
해가 지날수록 아이들이 더더 예뻐 보이고
길가에 지나는 작은 꽃들과 풀들이 더 귀하게 보이고
매년 오는 사계절은 매해 새롭게 아름답습니다.
아이와 맞는 가을은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아직 급할 것도 없는데,
벌써 이만큼이나 큰 아이를 보면서
얼마나 더 빨리 자랄지 생각하면 오늘이 더 아쉽습니다.
아이가 크는 게 아쉬운 건지,
제가 나이 먹는 게 싫은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공감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시리라 믿어봅니다.
비 오기 전 만끽하는 북한산 누리길
주말이 지나면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여
부랴부랴 서둘러 나갔던 주말입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이와 손 마주 잡고 걷기만 해도
그냥 다, 모든 게 평화롭고 좋았던 그런 날입니다.
북한산 진관사 초입 올라가는 길 왼쪽으로
공중화장실 바로 옆으로 눈을 돌려보시면
북한산 누리길이라는 표지판이 크게 붙어있습니다.
내리막 길을 따라 들어오면
이런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로 진관사 산책만 했던 터라 안 가본 길로 내려가 본 저 자신을 칭찬해 봅니다.
이미 아실만한 분은 다 아실만한 곳일 텐데
아이와 다니면 늘 다니는 길로만 다니게 되어 처음 가본 길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방문자 수 카운트가 되는 저 다리를 따라 내려오면
왼쪽으로 멋진 은행나무 숲이 있습니다.
꼭 한번 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자작나무도 아닌데 곧게 위로 뻗은 은행나무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나무들 뒤로 벤치도 있는 것 같았는데
초입이라 그랬는지 앉아서 쉬는 게 좋은 자리라 그랬는지
간식이나 도시락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만남의 장소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은 장소 같습니다.
아이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을 따라 내려오면
다리를 지나 쉼터(라 하고 식당으로 읽는 집)가 나옵니다.
아직은 물도 쫄쫄 흐르고, 완전히 메마르진 않은 걸 보니
가을의 한가운데에 와 있는 실감이 납니다.
가을 야유회를 맞아 운동회도 하고 모임 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는 것을 보니,
코로나로 조용했던 때가 언제인지
오랜만에 듣는 이 소란스러움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이 날은 마침 무슨 마라톤 대회가 진행 중이어서
방해하지 않기 위해,
중간 즈음 걷다 돌아 나와서 한옥마을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은평 한옥마을 마실길 근린공원
커피 한잔 마시며 잠시 쉬려고 앉았는데,
분명 걷는 동안 등 뒤로 닿는 햇살은 따가웠는데
바람이 서늘했습니다.
하늘은 높고,
햇살은 푸르르고,
바람도 적당한 가을 하늘입니다.
은평 한옥마을 곳곳을 따라 걷다 보시면
박물관도 있고, 멋진 레스토랑도, 유명한 카페도 많은 것을 아실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물관이 참 좋았었습니다.
은평 한옥박물관에는, 단순히 한옥에 대한 정보 외에
지역의 옛날이야기를 볼 수 있는 관도 있어서
우리가 그냥 흔히 지나쳤던 지역의 옛날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고
알게 되어서 놀라웠고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박물관 내에는 장난감 도서관도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 여기 들어가서 놀게 하기도 했답니다.
성인의 경우 박물관 표가 있다면, 영유아 입장료 1000원만 내고 이용 가능하시니
어린아이를 데리고 가시는 부모님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볼 것도, 놀 것도 많은 은평 한옥마을
그 한가운데에 위치한 마실길 근린공원은
일부러 조성한 늪지대가 맞나 싶게 보존과 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가꾸는 사람도, 관리하는 사람도, 이용하는 사람도
모두 아름답게 남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데크가 잘 깔려있어 휠체어 타고 산책하는 어르신도,
예쁜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 청년들도,
킥보드를 타고 쌩쌩 지나가는 우리 아이도
모두 만족할만한 길이었습니다.
일반 거주자 분들이 생활하시는 집과 맞닿아 있으니
조금만 조용히, 얼른 보고 지나가 드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공원길을 따라 마지막 산책을 하고
차로 돌아가는 길,
아이와 누린 하루에 감사하는 날이었습니다.

가을이 오랜가 싶은데
눈 깜짝할 새에 낙엽이 내리고 날이 추워집니다.
남은 가을도 충분히 즐기시는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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